쓰다 한번 날려먹고 재작성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20살이 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여느 때처럼 한 살을 더 먹었지만 이번 '한 살'은 지금까지 여느 '한 살'과는 달리 매우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집만 빼면 거의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버스 카드에서 삑 소리가 한번만 납니다. 신검 영장이 날아옵니다. 나라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규정한 것들을 합법적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동아리 모임에서 대선배들과 같은 상을 씁니다. 심지어는 이번 지자체 동시선거의 선거 독려 캠페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네. 성인입니다. 술자리에 가서 88년생 친구놈을 놀립니다. '애들은 가라~.'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왠지 어려 보이고 괜시리 우쭐하기까지 합니다. 새로운 신분에 흥분하고 그것을 만끽합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흥분이 가라앉고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차분히 지난 세 달을 떠올려보니 그간의 행동들이 얼마나 철없는 짓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신분은 성인이지만 정신은 아이였습니다. 갓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들떠 있는 아이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진짜 어른은 자신이 어른이라는 것을 티내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짜 어른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아직 어리다는 것을 감추고 어른의 문화에 들어가기 위해 일상에서 자신이 어른이라는 것을 굳이 의식하고 부각시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반대로 자신이 아직 어리다는 것을 부각시킬 뿐이었습니다.
이런 자기반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진 것일까요? 그 대답은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이 글을 돌이켜볼 때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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